많은 이들이 나이가 들면서 자신이 맞이할 죽음을 떠올린다. 단지 죽음만이 아니라,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함께 커진다.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하려는 마음은 인공호흡기나 각종 기계장치로 싸워야 하는 상황을 피하려는 인간적인 바람에서 비롯된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존엄성을 잃고 기계에 의존하는 모습이 정말로 필요한 것인지, 그 답을 찾기 위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고 있다.

연명의료결정제도가 도입된 이후, 연명의료를 중단하는 사람들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이는 단지 죽음을 피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평화롭고 존엄하게 죽음을 맞이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다. 치료가 불가능한 말기 환자에게 더 이상 고통을 주지 않기 위해 연명의료를 중단하는 것이 점차 더 많은 이들에게 선택되고 있다. 2018년 2월부터 시행된 이 제도는 환자의 의사가 확실할 경우, 그 의사를 존중하여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게 해준다.

2025년 올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사람의 수는 3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제도 시행 이후, 점차 많은 사람들이 미리 죽음을 준비하려는 모습이 뚜렷해졌다. 특히, 65세 이상의 인구 중 20%가 이 문서를 작성했다고 한다. 이는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의식이 성숙해졌다는 신호이다.

이와 함께 '연명의료계획서'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이는 말기 환자나 의식이 없는 환자의 경우, 가족의 의견과 의사의 판단에 따라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돕는 문서이다. 실제로 환자가 사망하기 전,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을 내린 환자 수는 40만 명을 넘었다. 이는 단순한 법적인 절차를 넘어서, 삶의 끝자락에서 이루어지는 중요한 결정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그러나 연명의료 중단은 단순히 죽음을 당기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환자의 삶에 대한 존중이며, 동시에 가족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배려이기도 하다. 의사와 가족, 그리고 환자가 사전에 합의한 바에 따라, 치료의 방향이 결정된다. 연명의료를 중단하는 것은 결코 안락사나 조력존엄사와 같지 않다. 이는 스위스와 같은 일부 국가에서 시행되는 조력존엄사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개념이다. 조력존엄사는 의사의 도움이 필요한 자살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가 의사의 도움으로 자신의 삶을 마무리하는 형태이다. 한국에서는 이는 불법이며, 연명의료결정제도는 그와는 전혀 다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죽음을 준비하는 이유는 단순히 나이가 많아서가 아니다. 과거에는 신체적인 노동으로 인해 건강 문제에 큰 걱정을 하지 않았지만, 오늘날의 우리는 하루 종일 앉아서 생활하는 등 신체 활동이 줄어들었다. 그만큼 식습관과 생활 방식을 조절하며 건강을 지키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죽음을 준비하는 것도 건강을 지키는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하려는 마음가짐은 가족과 자신을 위한 마지막 배려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