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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 방울도 안 마셨는데…백신조차 없는 ‘그 병’의 진짜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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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술을 입에도 대지 않은 남성이 간암 진단을 받고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 술 때문이 아니라면 도대체 원인은 무엇일까. 뜻밖에도 범인은 술이 아닌 간염 바이러스였다. 특히 예방 백신조차 존재하지 않는 C형 간염이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우리나라 간암 환자의 약 70%는 B형 또는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직접적 요인이다. 이 중 C형 간염은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간을 파괴해 결국 간암에 이르게 한다. 무섭도록 은밀한 이 질환은 백신이 없어, 조기 발견만이 유일한 방패막이다.

30만 명, 감염 사실도 모르는 조용한 감염자들

현재 국내에서 C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 추정자는 약 30만 명에 달한다. 놀랍게도, 이들 중 상당수는 자신이 감염되었는지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다. 증상이 없기 때문이다.

C형 간염은 간경변증과 간암의 주요한 전조이다. 하지만 감염 초기엔 별다른 이상이 없어 검진과 치료가 지연되기 십상이다. 대한간학회 등 간 전문기관에서는 C형 간염 박멸을 위한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는 2030년까지 퇴치를 목표로 내걸었다.

현재까지 치료를 받은 국내 환자 비율은 15~23%에 불과하다. 백신도 없는 상황에서 조기 검진이 곧 생명을 구하는 길이다.

국가 건강검진에 포함된 C형 간염 항체 검사

질병의 심각성이 알려지면서, 정부는 2025년부터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C형 간염 항체 검사를 도입했다. 첫 대상은 만 56세 연령층. 항체가 양성일 경우, RNA 확진 검사 비용은 후불로 환급받을 수 있다.

환급은 ‘보조금24’ 온라인 시스템이나 인근 보건소에서 신청 가능하며, 한국건강관리협회는 항체 양성자에게 문자를 통해 추가 검사를 독려하고 있다. 백신이 없는 만큼, 감염자를 조기에 걸러내는 시스템이 절실하다.

피, 바늘, 성접촉…보이지 않는 경로들

C형 간염은 주로 혈액을 통해 전파된다. 과거에는 수혈이 주요 감염 경로였지만, 2005년 이후 헌혈자 검사가 강화되며 수혈 감염은 거의 사라졌다.

그러나 여전히 위험은 산재해 있다. 오염된 주사기, 피어싱이나 문신 시술 도구, 안전하지 않은 의료 시술, 감염자와의 성관계, 감염 산모로부터의 수직 감염 등. 특히 약물 남용으로 인한 주사기 공유는 전염 위험이 높다.

C형 간염은 보이지 않는 틈새를 타고 퍼진다. 나도 모르게, 천천히, 치명적으로.

차단만이 최고의 예방책

B형 간염과 달리 C형 간염은 예방 백신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가장 효과적인 예방은 전파 경로를 차단하는 것이다.

감염자 본인조차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에, 면도기나 손톱깎이 같이 피부에 상처를 낼 수 있는 물품은 절대로 함께 사용해서는 안 된다. 피어싱 기구, 침술 도구 등도 철저한 위생관리가 필요하다.

낯선 상대와의 성접촉 시 콘돔 사용은 기본이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간암은 2022년 기준 남성 약 1만여 명, 여성 약 4천 명에서 새롭게 발생했다. 이 중 상당수가 간염 바이러스에 기인한다.

결론: 침묵 속에서 간을 파괴하는 C형 간염

정적처럼 다가오는 질병이 있다. 아무런 증상도 없이, 어느 날 간암이라는 이름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질병. 그것이 바로 C형 간염이다. 백신조차 없는 이 질환은 예방보다 조기 발견과 차단이 유일한 해법이다.

건강검진에서 한 줄의 항체 검사 결과가 생명을 지킬 수 있다. 늦기 전에, 지금 바로 검진을 받아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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